결핍과 관계 된 독창성에 관하여_미카헬 아저씨의 개념 포착

독창성은 표현력의 결핍에서 나올 수 있는가?

뭔가를 그리고 싶을 때, 어떤 경우에는 그냥 그려나가고, 어떤 경우에는 망설여지기도 한다. 어찌 됐든 그리기를 시작했다면, 막연하게 손의 근육이 움직이는 대로 그리기도 하고 눈 대중으로 그림과 대상을 가늠하여 그리기도 한다. 그러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고, 더 잘 그리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된다. 이런 경우, 그것을 잘 그린 그림을 찾아보기도 하고, 잘 그리는 사람의 그리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기도 한다. 그러한 것들을 실천하는 연구 과정을 거쳐 표현력이 생기게 되는데, 어떤 경우에는 사진처럼 잘 그린 그림으로, 어떤 경우에는 독창적인 그림으로 나타난다. 우리는 사진처럼 잘 그린 그림에 매료 되기도하고, 독창적인 어떤 그림에 매료 되기도 한다. 여기서 독창적인 그림에 주목한다면, 뭔가 이상하기도 하고, 새롭기도한 뭔가를 발견하게 된다.

독창적인 그림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뭔가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막연함이나 답답함은 표현력의 결핍에서 온다. 그리고 그 결핍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독창성의 열쇠를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사진처럼 잘 그린 그림을 독창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리얼한 시각적 표현의 결핍이 완벽하게 해결된다면 그것은 사진과 구별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각적인 부분을 초월하여 뭔가 다른 부분을 함께 표현하고 싶다면, 사진과 구별된 표현 요소가 필요하다. 오히려 리얼한 시각적 표현의 결핍이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면 대상의 완벽한 질감 대신 연필이나 콩테 같은 자신이 지금 사용하고 있는 재료의 질감적 특성을 선택하는 것이다. 또는 리얼한 형태나 비례 대신 자신의 감응에 더 적합한 형태와 비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리얼한 시점 대신 색다른 시점을 만들어 낼 수도 있고, 여러 시점을 융합할 수도 있다. 리얼한 조형의 요소를 대신하는 것들은 독창성을 보여주게 되는데, 그것은 그리는 사람, 자신에게 더 적합하고 완벽한 감응을 추구하고 그 방법을 찾아낸 경우이다. 그것이 낯설면 낯설수록 더욱 결핍되어 보이기도 하고 더욱 독창적으로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는 사람, 자신에게 더 적합하고 완벽한 감응을 추구하는 방법을 찾아 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대상에 대한 감응을 예민하게 느끼고, 느끼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며, 몰입하고 포착하는 사람은 뭔가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막연함이나 답답함을 자신의 추상적 직관과 심미적 포착착같은 정신작용을 사용하여 해결 한다. 그리고 '몰입 된 상태의 실험 함'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주관적인 조형원리를 발견한다. 다시 말하면 그것을 '실험해 가는 몰입'의 과정에서 반짝거리는 독창성이 나타나는 것이다. 자신의 목적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면 더욱 좋다. 목적과는 좀 다른 결과가 나타나고 있어도 좋다. 자신의 그림 안에서 유연한 안목으로 새로운 심미성을 발견해 내는 것이다. 그러면 자신의 목적은 사라지고 그림이 소리내는 목적을 듣게 된다. 그림이 소리내는 목적을 포착하고, 그것에 충실하게, 그것을 반짝임으로 해결해 내는 것이다.

그리는 사람은, 자신의 그림에서 생기는 감응에 충실하고 그것을 통에 포착된 목적을 실현 한다.

그림에서 생기는 감응에 집중하는 일은,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내가 그림 앞에 독재자가 되지 않고 나의 목적을 버리므로 가능해진다. 내 그림에서 감응이 느껴지지 않고 결핍되어 보이기만 한다면, 내가 나의 목적을 그림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이며 이런 상황에서는 어떠한 독창성도 나타나지 않는다. 표현력이 부족하거나, 표현력이 넘치거나 나의 그림이 내는 소리를 들을 때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이다.

독창성은 표현력과 관계없이 나타난다. 표현력이 넘쳐도 그것으로 독재하지 않아야 하며, 표현력이 부족해도 그것에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 결핍에 초연하다면, 표현력이 넘치는 것보다 좀 더 유리한 것일 뿐이다. 독창성은 자신의 그림이 내는 소리에 충실했을 때 나타나는 것이다.